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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26년03월30일 21시49분      조회 : 225  

[현장 발언문] 안전 사각지대 학교, 언제까지 행정직을 ‘방패막이’로 세울 것입니까!


[현장 발언문] 안전 사각지대 학교, 언제까지 행정직을 ‘방패막이’로 세울 것입니까!

 

안녕하십니까. 경상북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심동섭입니다.

오늘 우리는 소방청이 추진 중인 「공공기관의 소방안전관리에 관한 규정」 전부개정령안의 문제를 공론화해 우리 아이들과 학교 구성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소방청의 이번 개정은 '관리 강화'가 아니라, 현장의 갈등을 부추기고 비전문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비겁한 책임 회피'일 뿐입니다.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독소 조항은 제2조 제4호입니다. 전담부서가 없는 경우 “기관장이 지정하는 자”를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하게 했습니다. 학교에 소방 전담부서가 있습니까? 없습니다! 결국 이 조항은 학교장이 본인의 인사권을 악용해, 회계 등 행정 업무를 맡고 있는 행정실장을 ‘강제 지정’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지금도 학교 현장에서는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행정실장들이 소방안전관리자 업무를 떠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소방청은 아예 법으로 학교장이 행정실장을 소방안전관리자로 ‘지정’해 모든 책임을 지울 수 있는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입니다.

 

소방청에 묻고 싶습니다. 학교가 어떤 곳입니까? 학교는 미성년 학생이 상시 생활하는 특수한 공간입니다. 화재 발생 시 가장 최우선이 되어야 할 원칙은 화재 진압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신속하게 대피시키고 안전하게 유도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학교의 특수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생 교육과 대피 유도에 아무런 권한도, 전문성도 없는 행정직원에게 소방안전관리 책임을 맡기는 것은 현장의 혼선과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사지로 내모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법적 모순이자 대한민국 법체계에 대한 도전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은 사고 예방과 안전의 최종 책임자로 ‘기관장’, 즉 학교장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학교안전법』 제8조와 관련 고시는 화재 및 재난 예방 교육을 반드시 전문성을 갖춘 '교원'이나 '전문기관'이 실시하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학생 교육의 비전문가인 행정실장에게 소방안전관리자를 강요하며 학생 대상 훈련과 교육을 전담시키는 것은, 소방청이 앞장서서 『학교안전법』을 위반하라고 종용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여러분, 학교는 지금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은 위태로운 상태입니다.

인사권도 없고 예산권도 없는 행정직원에게 ‘소방안전관리자’라는 허울 좋은 완장을 채워놓고, 학생들의 생명이 직결된 대피 훈련과 교육을 떠맡기고 있습니다.

 

만약 훈련 도중 학생이 다치면 어떻게 됩니까? 교육 현장을 총괄하는 학교장도, 학생을 직접 지도하는 교사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그저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권한도 없이 현장을 지켰던 행정실장만 징계를 받고 모든 법적 책임을 뒤집어씁니다. 경북 울릉중학교와 경남 영운초등학교의 비극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소방청에 묻습니다. 전문성 없는 행정직원에게 아이들의 생명을 맡기고, 사고가 나면 방패막이로 쓰는 이 구조가 진정 당신들이 원하는 ‘안전 관리’입니까?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학교 현장을 이대로 계속 방치할 것입니까?

 

진정 아이들을 살리고 싶다면, 생색내기식 개악안을 즉각 철회하십시오.

학교의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가진 학교장이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법의 취지이며 국민의 상식입니다.

 

김승룡 소방청장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학교장이 행정실장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기관장 지정’ 독소 조항을 즉시 삭제하십시오.

둘째, 실질적 감독 권한이 있는 학교장을 소방안전관리자로 명시하십시오.

셋째, 학생 소방 교육은 법에 따라 전문가와 교원이 담당하도록 규정을 정비하십시오.

 

우리 공무원연맹은 아이들의 안전을 담보로 한 소방청의 위험한 도박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26. 3. 30.

경상북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심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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